이 같은 상승세가 왜 일어났는지를 놓고 두 갈래의 설명이 나옵니다. 첫째가 여당의 실책. 총선 이후 여당 당선자를 둘러싼 잇단 논란,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을 둘러싼 공방, 그리고 부동산 입법 강행이 문제였다는 겁니다. 다른 한 가지는 통합당 내 혹은 여당 밖 움직입니다. 이른바 `윤희숙 효과`와 `윤석열 발언`이 통합당 지지율 상승을 자극했다는 겁니다. 그래서 중도표와 여성표가 움직였다는 거지요.
이 두 가지 이유 중에 진짜 이유는 뭘까요.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은 `얻은 것`이지, 통합당 스스로 `만든 것`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릅니다. 여당의 실책으로 불거진 반작용의 효과가 더 큰 겁니다.
정부가 주도하고 여당이 처리한 부동산 입법이 문제라고 여론은 인식하는 겁니다. 사실 그 과정에서 통합당은 속무무책이었습니다. 돌려 말하면 뚜렷하게 한 일이 없는 겁니다.
한편 민주당이 여당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`잘하고 있다`가 38%, `잘못하고 있다`가 53%입니다. 여론은 여당이 잘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, 그렇다고 통합당이 잘했거나 대안이라고는 평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.
그나마 이유로 꼽힌 `윤희숙 효과`는 야당 의원의 `개인기`란 측면이 강합니다. 또 `윤석열 발언`의 주인공은 통합당 인사도 아닙니다. 잠재적으로 야권 인물로 여론이 본 것뿐이죠. 여당의 입법 강행에 맞서 거론되던 장외 투쟁 카드를 거둬들인 건 통합당의 움직임과 직접 연관됩니다. 그런데 엄격히 보면 뭔가를 한 게 아니라, 뭔가를 하지 않은 겁니다.
여당의 실책이 이어질 경우 반작용이 더욱 강해져 통합당 지지율이 더 올라갈 수도 있을 겁니다. 그러나 통합당의 자력과 대안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 상승은 한계에 이를 수밖에 없지요. 만약 여론에 공감하면서 그것을 뚜렷한 대안으로 제시한다면 지지율 상승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.
4·15 총선이 지난 지 넉 달도 안 됐습니다. 그사이 여론은 무섭게 바뀌었습니다. 정치부 기자로서 오랜 기간 정치권과 여론을 봐왔지만 국민의 무서움을 새삼 절감합니다. "고개 들면 그 순간 진다"는 한 정치인의 말이 떠오르는 요즘입니다.
※ 리얼미터 8월 1주 조사(TBS 의뢰)는 3~5일 1510명 대상, 95%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는 ±2.5%포인트, 응답률 4.6%. 한국갤럽 8월 1주 조사는 4~6일 1000명 대상, 95%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±3.1%포인트, 응답률 12%.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.
[이상훈 정치전문기자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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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ugust 08, 2020 at 08:30A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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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정치0단] 통합당 지지율 상승, `만든 것 아닌 `얻은 것` - 매일경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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